시진핑 책사 아들이 텐센트 큰손…이래서 알리바바 때렸나 [강현우의 중국주식 분석]

입력 2021-05-20 12:51   수정 2021-05-20 13:11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알려진 류허 국무원 경제담당 부총리의 아들이 세운 투자회사가 알리바바그룹의 라이벌인 징둥닷컴 계열사들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류 부총리의 아들인 류톈란은 2016년 저장성에 톈이즈텅(스카이쿠스) 자산운용을 설립하고 회장을 맡았다. 그는 2017년 4월 회장에서 물러났고, 6개월 뒤 아버지인 류허가 중국 최고 권력 집단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총 25명)으로 승진했다. 중국 공산당은 9200만명 당원, 3000여명의 전국 대표, 200여명의 중앙위원회, 25명의 중앙정치국, 7명의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올라가는 피라미드식 구조로 구성돼 있다.

류톈란은 2018년 5월 아버지가 부총리에 임명된 직후 자신이 보유한 회사 지분을 다른 이사에게 양도했다. 중국은 고위 관료의 업무와 관련된 산업에서 자제가 회사를 경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 직원이나 자문역 등으로 일하는 것은 가능하다. 류톈란은 회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회사의 핵심 업무를 계속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쿠스는 5년 동안 운용자산 100억위안(약 1조7500억원)의 대형 투자회사로 성장했다. 텐센트와 징둥, 중국개발은행 등에서 유치한 자금을 인터넷, 헬스케어, 물류 등 부문의 수십개 기업에 투자했다.

스카이쿠스는 특히 류톈란 주도로 징둥 계열사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했다. 2019년 스카이쿠스가 징둥헬스에 4000만달러를 투자한 이후 징둥헬스는 상장했고, 지분 가치는 2억3000만달러로 불어났다. 현재 홍콩증시 상장을 앞둔 징둥물류에도 2018년 7000만달러를 투자했으며, 상장 이후 지분 가치는 두 배 이상으로 추산된다. 텐센트 계열사인 텐센트뮤직에도 500만달러를 투자해 두 배의 수익을 거뒀다.

류허 부총리는 시 주석의 50년 지기로, 시진핑 정권 출범 이후 경제·금융 부문을 담당해 왔다. 2018년 5월 시작된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의 무역협상에서도 그가 대표로 나섰다. 중국 내 금융부문 최고 정책결정기구인 금융안정발전위원회 주임(위원장)도 맡고 있다.

류톈란이 투자를 집중한 징둥그룹이 알리바바에 이은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라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알리바바에 대한 지속된 제재의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핵심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은 지난해 11월 금융당국에 의해 상장이 전격 중단되기도 했다. 스카이쿠스가 투자를 집중한 헬스케어와 물류 부문은 알리바바그룹의 주요 사업이기도 하다.

류톈란은 금융업에 입문하기 전 경제전문매체인 징지관차바오(經濟觀察報)에서 기자로 활동했다. 이후 중국건설은행 계열 투자회사인 CCB국제, 상하이시 국유 투자회사 등을 거쳐 스카이쿠스로 이동했다. 류톈란에 이어 스카이쿠스 회장이 된 탕멍은 17년 동안 베이징시정부 공안국과 인민해방군 등에서 일하다가 회장직을 이어받기 6개월 전 이 회사에 입사했다.

FT는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공산당 원로나 고위급의 자제 집단을 뜻하는 '태자당' 구성원들이 정치 대신 금융 부문으로 다수 진출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토퍼 존슨 전 미국중앙정보국(CIA) 중국담당 수석 애널리스트는 "시 주석이 특정 집단의 권력 집중을 경계하고 있지만 태자당은 여전히 중국 정치 시스템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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